본문 바로가기
카테고리 없음

내가 입은 옷이 버려지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

by 인포오라클 2024. 2. 15.

얼마전 환경다큐 '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'는 프로그램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.

티셔츠 한 장이나 청바지 한 개를 만들기 위해 약 2700 리터의 물이 사용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. 

사람들이 입는 옷들의 60% 이상이 합성섬유로 만들어지는데, 합성 섬유란 플라스틱과 같은 말입니다. 

또한 옷을 버리는 것이 플라스틱을 버리는 것과 같으며, 버려진 옷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. 실제로 의류폐기물의 70%가 합성섬유이며, 합성섬유 옷을 빨면 빨수록 미세 플라스틱이 떨어져나오고, 폐수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 결국 우리의 밥상으로 되돌아옵니다. 또한, 이런 합성섬유를 매립하면 미세 플라스틱으로 쪼개지고, 소각하면 온갖 유독물질이 공기를 오염시킵니다. 

 

출처: The Guardian

 

합성섬유는 플라스틱이다

 

합성섬유는 석유, 석탄,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연료를 원료로 하여 만들어집니다. 합성 섬유에는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테르, 나일론, 아크릴 등이 있습니다. 2000년대 이후 유행한 패스트 패션으로 인해 사람들은 싼 맛에 옷을 유행에 따라 쉽게 사고 쉽게 버리기 시작했습니다. 그 결과 의류폐기량은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불어났는데, 1초에 무려 2톤이 넘는 옷이 버려진다고 합니다. 

 

전세계의 탄소배출량에서 패션산업 비중은 10%에 이릅니다. 합성섬유는 원료가 되는 석유를 시추하고 원사를 뽑아내기까지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입니다. 또한 이 원사로 원단을 만들고, 표백하고 염색하는 과정을 통해서도 엄청난 수질 오염을 발생시킵니다. 합성섬유를 한번 세탁할 때마다 7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하수구로 흘러들어가며, 바다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습니다. 

 

의류폐기물을 줄이려면  

 

의류폐기물을 줄이려면 사람들이 옷 구매를 줄이거나, 의류가 단순폐기물이 되지 않도록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. 

유럽연합은 의류폐기물양을 줄이기 위해 패션기업들이 2028년까지 의류폐기물 수거 및 재활용의무를 부과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. 의류폐기물의 재활용 비율은 전세계적으로 12%에 불과하며, 그 가운데 면이나 마 같은 천연섬유의 재활용을 제외한 합성섬유의 재활용 비율은 0.1%에도 못 미칩니다. 또한 단일소재로 만든 의류일 경우에만 가능하기에 의류제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혼방제품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. 

 

합성섬유를 원료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고온 고압의 공정설비가 필요하며 그 부산물이나 촉매는 인체나 환경에 유해합니다. 설비투자 비용이 높고 에너지 소비량도 높다보니 경제성 측면에서도 고려되기 어려웠습니다. 현재 합성섬유를 기술개발을 통해 합성원료 이전의 원료 물질로 되돌릴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, 혼합 폐섬유를 재질별로 분리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개발되고 있습니다.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의류폐기물이 재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. 

 

어렵게 만들어진 옷이 단순폐기물이 되지 않도록 

 

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할 것입니다. 쉽게 옷을 사고 버리지 말고, 옷을 구매할 때는 환경을 생각하여 합성섬유보다는 천연섬유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임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. 유기농 면, 대나무 섬유, 재생가능한 소재로 만든 섬유 등 친환경소재로 만든 의류는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덜 소모되며 피부자극도 적어 건강에도 더 좋습니다. 

옷을 닳도록 입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, 질리거나 잘 안 입어서 버리려는 경우에는 형제 자매나 지인이 혹시 입을 수 있나 생각해 보고 권하는 문화도 필요할 것입니다. 나에게 불필요한 옷이 누군가에게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으므로 나눔이나 기부 등으로 내 옷이 끝까지 효용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.

 

'오래된 미래' 라는 말은 환경오염이 심화되는 요즘 같은 때에 항상 기억해야 할 단어입니다.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, 사람들이 나눠쓰고 절약하고 아껴쓰던 행위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오래된 지혜입니다. 내가 걸친 옷이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나의 선택이 바뀔 수 있습니다.